항해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접하는 기본이면서도, 요즘은 디지털 장비에 밀려 잊혀져 가는 기본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포인트(Point) 입니다.

오늘은 360도라는 숫자를 넘어, 항해사들의 전통적인 언어인 1포인트에 대해 알아보고, 이것이 우리 배의 안전등(항해등)과 어떤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1포인트(Point)의 정의

우리가 흔히 쓰는 나침반의 360도를 계속해서 반으로 나누어 가다 보면 어떤 숫자가 나올까요?

  1. 360도 ÷ 2 = 180도
  2. 180도 ÷ 2 = 90도 (Cardinal Points: N, S, E, W)
  3. 90도 ÷ 2 = 45도 (Intercardinal Points: NE, SE, SW, NW)
  4. 45도 ÷ 2 = 22.5도
  5. 22.5도 ÷ 2 = 11.25도

이렇게 360도를 32등분 했을 때 나오는 하나의 각도, 11.25도 를 우리는 1포인트(1 Point) 라고 부릅니다.

32등분 자이로 리피터 ▲ 32등분 자이로 리피터

🔍 2포인트(22.5도)와 익숙한 방위들

1포인트(11.25도)가 두 개 모이면 2포인트(22.5도) 가 됩니다. 우리가 흔히 기상 예보나 항해 계획에서 듣는 NNE(북북동) , ENE(동북동) 같은 명칭들이 바로 이 2포인트 단위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 N (0도) -> NNE (22.5도) -> NE (45도)
  • 이렇게 360도를 아주 세밀하게 쪼개어 부르는 것이 전통 항해사들의 약속이었습니다.

과거 범선 시대에는 조타수에게 “Port 1 Point!"(좌현으로 11.25도 변침!)와 같이 구령을 내리곤 했습니다. 지금은 잊혀져 가는 명령이지만, 항해학의 많은 기본 공식들은 여전히 이 11.25라는 숫자를 바탕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 실전 항해에서의 활용

1. 황천 항해와 피항 (Heave-to & Scudding)

거친 파도를 만났을 때 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전술인 히브 투 (Heave-to)스커딩 (Scudding) 시 파도를 받는 각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 원칙 : 파도를 정면이나 정후면에서 받는 것은 위험합니다. 선수 혹은 선미의 약 2-3포인트 (약 22.5-33.75도) 방향으로 파도를 비껴 맞으며 조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기술적인 부분은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2. 항해등(Navigation Lights)의 각도

우리가 밤바다에서 켜는 항해등의 눈부신 각도들도 사실 이 ‘포인트’ 단위로 딱딱 끊어져 설계되었습니다.

등화 종류포인트(pt)각도(Degree)설명
현등 (Side Lights)10 pt112.5도정선수에서 양현 90도를 지나 뒤쪽 22.5도까지
기주등 (Masthead Light)20 pt225.0도정선수 기준 양현 10pt씩 비춤
선미등 (Stern Light)12 pt135.0도정선미 기준 12pt씩 비춤

야간 항해등 조사 각도 ▲ 정확한 각도로 빛을 발하고 있는 요트의 모습. 이 각도는 1포인트 단위의 합산으로 이루어져 360도를 빈틈없이 비추고 있습니다. 기주중일때와 범주중일때의 등화는 다릅니다.


💡 선장의 팁: “홍녹등"이라 불러주세요

항해를 하다 보면 가끔 현등을 “청/홍등"이라 부르시는 분들을 봅니다. 심지어 유튜브 등에서 전문가라고 하시는 분들조차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홍녹등” 입니다.

  • 좌현 (Port): 홍색 (Red)
  • 우현 (Starboard): 녹색 (Green)

신호등의 ‘파란불’처럼 관습적으로 쓰시는 건 이해하지만, 바다에서의 명칭은 정확해야 합니다. “홍녹등” 이라고 부르는 것이 요티로서의 기본 예의이자 가장 기본적인 지식입니다.


🛡️ 안전을 위한 마지막 점검

어둠 속의 위험: 항해등 없는 선박 ▲ 어두운 밤, 항해등을 켜지 않은 선박이 얼마나 위험한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항해등은 단순히 법규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내가 다른 배에게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가 어떤 상태인지 알려주는 나의 생명줄 입니다.

조사 각도가 잘못 설치되어 있지는 않은지, 전구가 나간 곳은 없는지 출항 전 반드시 점검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안전검사원으로 수상레저기구 검사를 다닐 때마다 누누이 강조드리는 사항입니다.

Tip: 1 USCG(미국 해안경비대)에서는 항해등의 광달거리를 최소 3마일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LED lamp로 바꾸시면 전력관리에도 도움되실거에요.

Tip: 2 제가 정확한 용어를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은 모두 International Seaman 이기 때문입니다. 잘못 외우시면 외국 나가서 의사소통이 안되실 수 있습니다. 예) 리데나씰 은 Retainer Seal 입니다.

모두의 안전한 세일링을 기원하며, 편한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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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Voyage!